🌅 노을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슬기로운 노을생활’입니다. 지속가능성 철학을 기반으로 한 노을만의 남다른 일하는 방식과 문화, 다양한 구성원들의 인터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노을 제품의 핵심중 하나인 AI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AI Engineer Howard(함동식)의 슬기로운 노을 생활 들려드립니다. 🙈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노을 AI써클에서 AI 개발을 하고 있는 Howard, 함동식이다. 노을에는 초반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했고 현재는 보직을 변경하여 AI 엔지니어링을 맡고 있다.

Q. AI가 마이랩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노을의 마이랩에 대한 소개와 함께 AI 엔지니어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마이랩에 대해서는 회사 홈페이지에 잘 설명되어 있다. (웃음)

AI써클 입장에서 보고 느끼는 마이랩에 대해 설명 하자면, 마이랩은 혈액 세포를 극도로 컨트롤 하여 염색하고 광학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하여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처음 이 파트를 시작하며 이미징된 정보만 있으면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어찌보면 흔한 AI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노을에서의 AI는 의료 진단이라는 매우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지금 노을에서의 AI 업무는 꽤나 챌린징한 업무들이 놓여져 있다.

가장 먼저, 마이랩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균질한 염색성과 광학이미지도 매우 도움이 되지만 그와 별개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장비가 임베디드 시스템이다 보니 낮은 컴퓨팅 성능과의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가 있어도, 한정적인 컴퓨팅 자원 속에서 구동이 가능하고 결과가 나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AI 엔지니어들은 AI 연구/개발 프로세스 속에서 데이터와 그걸 사용하는 연구자와 노을 멤버들에게 좀 더 효율적인 연구 개발을 하기위한 툴과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고 있다. 

Q. 노을의 대표적인 ‘고인물’이다 ㅎㅎ  입사한 5년 전은 지금보다 규모도 훨씬 작았고,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알기 힘들었을 시기인데 어떻게 노을에 합류하게 되었나? 

노을 입사 전에 산업기능요원으로 다른 회사를 다녔는데, 그 때 지금 동료인 Daniel, Chris와 함께 일을 했었다. 병역을 마치고 학교로 복학을 한 이후 Daniel과 만났고 바이오 진단 회사에 있다고 해서 노을 사무실에 놀러 가게 됐다. 그 때 임원진과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다.  

Q.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라면 대학원 진학, 유학, 대기업 취업 등 다른 길도 고려했을텐데 이제 막 설립한 스타트업에 입사하기로 결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물론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도 그 나름의 장점이 있겠지만 미션과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던 차에 다니엘과 노을의 임원진을 만났고 노을에 입사를 했는데, 입사 후에 장비를 딱 처음 본 순간…음… 아마 장비를 먼저 봤다면 입사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ㅎㅎ 입사 전에 동영상으로 장비를 본 적이 있었는데, 영상에선 꽤 그럴 듯 했었는데…(웃음)

Q. 어떤 면이 그렇게 느껴졌나? 하워드의 경우 노을 초기 멤버이기 때문에 노을의 성장 변천사를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이야기 좀 들려 달라. 지금 장비는 어떤지도.

일단 처음에 봤던 데모 영상에서는 뭔가 구동이 되는 것 같았다. 근데 실상을 알고보니 숨겨진 비밀이 있었는데…. 그건 대외비일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장비가 자주 바뀌어서 일일이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말라리아 진단 플랫폼 장비로서 초기부터 성능을 비롯한 휴대성, 안정성 등을 초기부터 목표를 잡고 개발을 해왔다. 

그 과정 속에서 지금의 개발여력이 부족하여 잠시 내려둔 목표들은 몇몇 존재하지만 여전히 초기의 미션은 사라지지 않고 항상 최종의 목표로서 남아있다. 가장 기억남는 것을  꼽아보자면 초기 혈액 염색 과정 중에 인체에 유해한 메탄올을 없애기 위해, 연구 개발하며 장비의 구조가 바뀌었던 점이 단순히 제품의 품질만이 목표가 아니었던 노을을 잘 드러냈던 일이었던것 같다. 지금에서의 miLab은 이제 많이 안정화 되었지만, 다시 한 번 우리의 최종 목표를 위해 더 멋지게 바뀔 모습을 더 기대하게 된다.

Q. 회사 초기에는 역할과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기 보다는 개발자 한 사람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펌웨어 개발, 기구설계까지 일당백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입사했을 때 총 13,4명 정도 있을 때였는데 정말 너나 없이 업무의 경계 없이 일을 했었다.  

Q. 초기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힘들수도 있지만 일당 백의 역할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게 스타트업의 매력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이야기 해 줄 수 있나? 그 과정에서 본인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도.

스타트업을 기대하며 들어온 것에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입사한게 컸다. 근데 초기에는 그 마음과는 정반대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는게 태반이더라. 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회사에서 요구하고 기대하는 결과나 업무는 무엇인지도 불분명한 곳이라 더 힘들게만 느껴졌다. 

지금은 조금은 나아졌을까 싶지만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다보니까 뭔가 정처없이 주어진 일들과 바쁜 일에 파묻혀 일을 하게 되는 상황에 많이 맞닥뜨리게 된다. 시간이 모든걸 해결해 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 같은 경우는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적응하고 내가 회사에 기여하고 어느 업무가 커리어에 적합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되더라. 

만약에 다시 한 번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 시간들을 아끼기 위해 앞서는 마음과 열정 혹은 주어지는 일들을 잠시는 내려놓고, 회사와 같이 일하는 부서와 동료들을 업무를 더 많이 파악하는데 시간을 쓸 것 같다. 결국 많은 업무를 서로가 부담하고 진행해야하는 스타트업이라는 곳에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를 내 관심사와 접목시키고 나서야 더욱 더 성장한 제 모습을 발견했다.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불편한 것이 느껴지면 스스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노을 그라운드 룰이 생각난다. 

Q. 노을의 업무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노을이라는 조직이 구성원에게 배려를 많이 해줘서 좋다. 사실 한 사람이 입사해서 실질적인 업무를 해보기 전까지 나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 회사도 본인도 알 수가 없기 마련이지 않나. 노을에서도 마찬가지로 입사한 후에 내 업무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호한 순간도 있었지만 처음에 모호한 만큼 넓은 영역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최대한 지원을 해주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AI개발자로 보직 변경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사실 처음에 업무가 바뀌었을 때는 정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리고 기존에 하던 업무와 새로 해야 하는 업무들이 혼재되어  있어서 어려움도 많긴했다.  하지만 업무 전환 과정에서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 더 노력 했다.  회사에서도 나의 사정을 이해해주고 발전하기까지 기다려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가능했던 것 아닌가 싶다.

Q. 요즘 느끼는 노을 생활의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개인 업무는 이제 많이 익숙해지고 편해졌는데, 전보다 회사의 방향성을 인식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예전에는 사람이 적어서 경영진이 초기 꿈꾸었던 회사의 모습, 방향성을 구성원들과 많이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제 회사가 규모가 커지다보니 한 방향을 바라보고 가는 모습들이 조금 약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업무에서 어려운 점은 채용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AI개발 범위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넓고 결과를 예측하고 검증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검증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해서 충원이 빨리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회사가 커지면서 부서 간 교류가 줄어든 점은 아쉽다. 사람이 적을 때는 크리에이티브 미팅에서 서로 안부도 묻고 했는데 조직이 너무 커져 버린데다 업무에 다들 바쁘다 보니 그럴만한 여유가 없어진 것 같다.  

Q. 노을 AI Circle 자랑 좀 해달라 ㅎㅎ AI Circle 이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어떤 분이 팀원이 되면 좋을지 알려주시면 지원을 고려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것 같다.^^ 

초창기 AI서클을 두고 주변 분들이 ‘뭔가 접근하기 어렵다’, ‘동떨어진 느낌이 난다’와 같은 피드백을 들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주변에서 ‘가장 활발하게 돌아가는 부서 중 하나인 것 같다’와 같은 피드백을 들었다. 왠지 모르게 그런 피드백이 너무나도 저는 듣기 좋더라. 많은 분들이 관심도 많이 주시고, 걱정도 하는 걸 동시에 느끼기도 하지만, 더욱더 서클이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걸 느낀다. 저는 최근에 AI  알고리즘 연구하는 내용을 논의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 잘 모르는 내용이 많아도 가볍게 의견도 내보고, 생각도 내보고, 주어진 일정 속에서 다양한 시도도 해보고 새로운 것도 많이 배워가는 시간인 것 같다. 앞으로 프로그래밍 관련해서 얘기 나눌 동료가 있으면… 참 좋겠는데… (웃음) 답정너가 아닌 자유롭게 의견내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같이하는 서클이다.

말라위(위), 그리고 캄보디아 (아래) 출장 

Q. 노을에서 가장 오래 있었던 멤버 중에 한분이다. 이제 노을이 창립 6년차인데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2017년이었나? 말라위에 첫 마이랩 장비를 보냈을 때 정말 뿌듯했다. 그 장비가 아직도 노을에 있다. 그때 말라위에서 혈액 샘플을 많이 만들었는데, 아직까지도 소중하게 잘 쓰이는 데이터다. 

그리고 캄보디아로 직접 임상 시험을 나갔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땐 독성 물질인 메탄올을 사용할 때라 반드시 환기 시설이 있는 곳에서 장비를 점검해야 했는데, 현지 실험실 사정이 매우 열악했다. 그래서 밤에 텅 빈 공터에 나가서 핸드폰 불빛을 조명 삼아 기기를 수리하고 샘플링을 했던 경험이 있다. 마침 그 때 경영진도 스위스에 출장을 가 있었던 때라 캄보디아와 스위스에서 국제전화로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기도 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 임상을 나갈 수 없지만 노을에서 근무를 하면 어떤 직군이던간에 임상 시험 경험을 한번쯤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다.  

5년 기간 중  AI Circle로 옮긴 것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고, 부서 이동 후  Alex라는 외국인 동료와 논문작업을 한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내가 AI 부서에 있구나라는 소속감도 느끼고 나의 역할을 더욱 명확하게 인지 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캄보디아 열악한 환경에서 핸드폰 불빛을 조명삼아 장비 수리중인 구성원들 

Q. Howard가 느끼는 노을만의 독특한 문화나 장점이 있다면?

노을은 개인의 성장에 관심을 두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회사가 한창 급성장해 가는 상황이다 보니 업무가 너무 많아서 본인의 성장을 꾀할 여력이 없는 점 때문에 저와 다르게 생각하는 구성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결코 회사가 개인의 성장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방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CLO인 Peter가 세미나를 할 때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라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회사에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많이 있는데, 노을은 특히 그런 권리들을 많이 제공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나도 회사에 기여를 해야 하고, 나 스스로 능동적으로 권리를 찾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입사하신 구성원들은 이전 경험 때문인지 경영진에게 편하게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나 해보고 싶은 일 등이 있어도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저는 가끔 경영진을 찾아가서 ‘점심 식사 한번 같이 하시죠’ 이야기 하고 맛있는 밥과 커피도 얻어먹고 제 이야기를 털어놓곤 한다. 경영진에게 답을 얻으려 한다기 보다는 그냥 나는 이런 상황이고, 이런 생각이다라는 것을 편하게 전달하는 거다. 한 번 해보면 그 다음부터 더 쉽게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너무 어려워 하고,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의중이나 생각을 대신 전달하는 것도 봤다. 하지만 노을에서는 경영진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고,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많은 구성원들, 특히 최근에 입사하신 분들이 알면 좋겠다. 

Q. 스타트업은 보통 빠르게 성장하면서 초기 멤버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퇴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조직과 함께 성장해 온 본인만의 관점이 있다면 들려달라. 

일단 앞서 얘기했듯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걸려서… 아직 퇴사하기보다 남아있는 것 같다. (웃음) 나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내 커리어적인 관심사와 조직에서 요구하고 필요한 업무를 찾는 것에 시간을 틈틈히 들이는 편이었다. 한 업무만 하면 지루해서, 그냥 조금은 쉬는 느낌으로 개인 스터디 시간을 할애하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주어진 업무만 하기에는 참 회사는 재미없는 곳이지 않나. “어차피 시간을 소비할 것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거 조금이라도 하자”는 마인드가 있다. 

Q. 노을에서 누릴 수 있는 권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워드가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권리가 있다면 두세가지만 알려달라.

내가 제일 많이 활용하는 것은 원격근무이자 탄력근무다. 아무래도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업무뿐이라 그런지 회의 없는 날이면 완전 집돌이 모드다. 최근에는 회사에 생긴 안마의자가 너무 너무 좋다. 이거 읽고 경쟁자들이 늘까봐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너무 좋다. 아무래도 회사에 계속 앉아있는 업무가 많다보니 좀 움직이고, 마사지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야근하면 택시도 지원해준다는데… 야근을 거의 안해서 한 번도 타본적은 없다. 근데… 대리운전은 안된다고 하니… 가끔 차끌고 출근했을 때 아쉽긴 하다. (웃음)

Q. 노을 지원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한마디 마지막으로 부탁 드린다! 

능동적인 분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감이 수반되지만, 능동적으로 본인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분이라면 지원하면 좋겠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지난 5년. Howard는 노을에서 본인의 관심사와 회사의 요구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일치시키며 성장을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노을을 비롯해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잘 지내는 법에 대한 팁을 엿볼 수 있었네요. 

그럼, 오늘은 이만 마치고 다음 시간에 다른 이야기로 만나요 ~~~ 끝. 🌠🌠🌠

기획 및 취재: Lena (People Manager), Junior (People Management Associate) 

편집: Joan (Sustainability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