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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인터뷰 – 노을의 5년을 돌아보다 ‘하’

 

노을의 과거, 현재, 미래를 현장감 있는 목소리로 듣기 위해 노을 최고과학책임자(Chief Scientific Officer) 이동영 대표(Steve) 인터뷰를 2회에 걸처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은 그의 인터뷰 <하> 편으로 스타트업 리더로서 고민을 엿볼수 있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AI 기반 혈액 진단 플랫폼 miLab(마이랩).  혈액 상태를 분석해 질병 감염 여부를 분석해 준다.

 

Q. 코로나라는 감염병으로 전세계적으로 ‘뉴 노멀’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기존의 산업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런 면에서 노을과 우리가 만들고 있는 제품 miLab 에는 굉장히 좋은 기회인것 같다.  우리 제품을 비롯해 스티브가 상상하는 미래 의료와 진단의 모습은?  

산업화 시대를 대변하는 전형적인 모습이 생산 공장이고 현재의 대형 병원의 모습도 이를 닮아 있다. 병원이 중앙화되었고 각종 전문가들이 한꺼번에 환자들을 보게된 효율화를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다. 대량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그때 생기게 됐다. 아산병원이나 세브란스 병원만 봐도 하루에 3~4,000건의 혈액 검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21세기,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 시스템의 부작용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중앙화된 병원이 늘어나면서 환자들은 높은 의료비와 진료대기 시간으로 적절히 케어받지 못하고, 의료서비스의 격차도 늘어나게 됐다. 선진국들은 증가하는 의료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더이상 이상적인 시스템이라고 보지 않는다. 

질병 진단이 가까운 동네 병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전문적인 영역이다보니까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까운 미래에는 진단에서의 자동화, 데이터화, 인공지능 등이 발달하면서 동네 병원에서도 전문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 그게 변화되는 시기의 미래 진단의 모습일 거다. 

환경과 기술의 변화로 궁극적으로는 의료에서 Decentralization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 의료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는데 기존에 전문가들이 전담하던 영역들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의료 분야에서도 권위자의 역할은 축소되는 반면, 디지털 트랜스폼으로 데이터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정보의 확대/재생산이 가속화되어 새로운 서비스들도 많이 나올 것이다. 

마이랩은 이런 변화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혈액 이미지 정보가 디지털화(Digitalized)되고, 통신으로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단이 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 요소(Surveillance data)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들을 활용해 여행자들의 말라리아 감염 여부 추적, 신약 개발, 약 내성 모니터링 등이 가능하고 더 나아가서는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전략을 짜거나 서비스 제공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기존의 시스템과는 매우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   

 

Q. 조금 분위기를 바꿔보자. 노을 구성원과의 주간 회의인 크리에이티브 미팅 때 ‘스타트업 정신’ 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 하신다. 스타트업 정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스티브만의 스타트업 정신 유지 비법은? 

우선은 창업 시작하면서부터 스타트업이 어떤 곳인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창업 시점부터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전세계 혁신적인 산업을 이끄는 실리콘밸리의 애플,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 그들의 문화, 정신, 운영 시스템 들을 공부했다.  

예전에는 기업에 대해서 안좋은 이미지가 있었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었고, 우리나라 일부 기업들의 비윤리적인 행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데 실리콘밸리나 스타트업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하면서 기업이 이윤 추구만이 아니라 남들이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팀으로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봤다. 기업을 통해서 했을 때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 

그렇기 때문에 동기부여 측면에서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이일을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 해야 한다. Why 에 대한 답과 내 안의 열정이 연결되지 않으면 스타트업 정신을 갖기 힘들지 않을까. 저도 힘든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내가 왜 이일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돌아오고 기존에 앞서간 선배들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공부한다. 

스타트업 리더들이 오히려 배움에 약한 것도 있다. 워낙 강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라서 그럴 수 있는데(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한명이지만), 겸손함을 잃어버리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배움과 겸손함이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은  운영, 문화, 사람의 성장, 비즈니스 모델, 팀 모두 다 바꾸는 것인데 이게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완전 새로운 길을 간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가야 한다. 이전 것을 깨고 계속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저도 노을에 와서 많이 노력하려고 한다. 틀이 정해진 회사에서 적용했던 일하는 방식들이 스타트업에는 적용이 어려운 것들이 많더라. 책이나 간접 경험을 통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전이기 때문에.

 

 

Q. 평소 외부 강연에서 노을의 비전과 미션을 설득력있게 전달하시는 것으로 유명하시다. 스티브 강연을 통해 노을을 알게되고 지원한 경우도 몇 있다. 종종 외부 강연을 하시는데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나눠달라. 

같이 일하고 있는 몇몇 구성원이 스탠포드 한국인 과학자 세미나에서 처음 만난 분들이다. 제 강의를 듣고 이후 인연이 이어져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오신 분들도 몇 있다. 

나름 분석을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었던것 같다. 사람이 설득될 때는 논리보다는 진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가진 꿈이나 일에 대해서 솔직하게 반응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런 것들만 이야기 하려고 한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내가 생각하는 바와 실천하는 바에 간극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창업 초창기에는 간극에 대해서 괴리감이 컸던 것 같다. 구성원들도 그렇고 저 스스로 괴로운 부분도 있었다. 괴로울 수 있지만 그 간극을 인정하고 진심을 가지고 배워나가고 노력하다보면 더 설득력이 생기는것 같다. 제가 구성원들에게 들었던 피드백 중에 하나가 스티브는 계속 배워가는 것이 보인다라는 것인데 저에게는 좋은 자극인것 같다. 내가 노력하는 진심이 느껴졌다는 것이니까. 리더가 그렇게 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구성원들도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생각하는 대로 느끼는 대로 이야기 하시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회사를 창업하신 것도 진심에서 하신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라는 조직이기에 겪는 어려움들이 있다. 최근에 회사가 커지다 보니까 리더십, 즉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끌고 갈수 있을까에 대해서 더 고민하게 되더라. 혼자 잘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중간리더 부터 시작해서 구성원들이 같이 그런 생각을 품고 걸어가야 한다.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한 사람 한사람에 대해서 내가 진심으로 대하는가 라는 부분이었다. 지금 저의 숙제는 우리 회사의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과의 관계적인 측면, 회사를 같이 만들어가는 관점에서 그사람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그게 실현될 때 우리가 시너지를 낼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에티오피아에서의 임상

 

Q. 평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고 계시다. 비건이라든지 플라스틱 줄이기 등등. 노을에서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와 연구 개발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연결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알려달라.  

개인적으로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파타고니아 정말 좋아하는데 비싸더라도 사서 입는편이다. 하이브리드차도 사용하고 있다. 완전 비건식은 못하는데 되도록이면 환경 친화적인 식단을 실천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헬스케어 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진단 회사로서 UN이 정한 지속가능개발 목표에 맞추어 노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어느정도 답을 얻게 된다. 첫번째는 말라리아와 같은 감염질환 퇴치(UN SDG 3-3)에 대한 것이다. 말라리아는 전세계 100개 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여행을 통해서도 유입이 되고 전파가 쉽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 두 번째는 감염질환 뿐만 아니라 비 전염성 질환(Non-communicable disease)에 대해서도 진단의 접근성(Accessibility)을 높이는 일을 해야 한다(UN SDG 3-3).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이 지속가능개발 목표에 맞추어 회사의 연구 개발 목표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라는 지점이다. 

 

Q. 비건 식단에 대한 도전(?)도 종종 하시는 것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식단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에 대한 노하우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를 탐구했다. 단순히 비건을 하자, 플라스틱을 줄이자라고 접근했다기 보다 무엇이 결국 환경 문제의 시발점이지라는 것을 질문하다 보니까 결국은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인데 기후 변화의 문제가 결국 농업과 토양문제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래서 비건 운동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된 거다. 파타고니아가 식품회사 (Patagonia Provisions)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됐다. 먹는 것의 변화를 농업 시스템의 접근부터 시작한 것이다.

 

Q. 최근에 재미있게 보셨던 책이나 영화를 추천해 달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대지에 입맞춤을>은 환경이슈,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문제 의식을 ‘토지 문제’로 제기한 것이 매우 신선했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꼭 보실 것을 추천한다. 

요즘 책을 한달에 한 10권 이상 읽는다. 최근 읽는 책들은 대부분 경영 서적 중 팀과 조직운영, 사람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구성원들과 같이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고 같이 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 때문이다. 단순히 비즈니스를 잘하자 라는 측면 보다 구성원들을 어떻게 동기 부여 해서 자발적인 무브먼트를 만들고 협력해서 시너지를 낼수 있을까. 

최근에 빌캠벨의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를 읽었다. 빌캠벨은 스티브 잡스, 래리페이지, 세르게이, 세릴 셴드버그, 마크 주커버그, 제프 베조스 등  실리콘밸리 CEO들의 멘토인데 재밌는 일화들이 많다. 실리코벨리는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핵심이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 그런데 이 분은 사람, 팀웍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 같다. 

이책에서 ‘팀원을 사랑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영서 중에 사랑하라는 이야기 한 것은 처음보는 것 같다. 빌 캠벨은 한사람 한사람을 사랑으로 대했다고 나와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도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는 것인데 인격적인 관계, 교감, 공감, 이런 것이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빌캠벨에서 내가 봤던 것은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믿어준 진정성이었다. 이 부분이 리더로서 사는 나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인데 책에서 다시 한번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페이스북이 하고 있는 매니져-구성원과의 1:1. 구글 임원회의 때의 개인적인 여행 리포트 등 업무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는 문화, 이런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코칭해 준 인물도 빌캠벨이라고 한다. 서로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없이 과연 좋은 팀이 만들어질 것인가? 그 질문에서 시작한 것 같다. 스티브잡스 같은 스타트업 CEO가 진정한 경영인으로 거듭난 것도 빌캠벨의 코치 때문이었다고. 

또 구글의 창업자인 레리페이지, 세르게이와 오랜 기간 CEO였던 에릭슈미트도 창업 초기에 성향이 맞지 않아서 갈등이 심했는데 그걸 중재하기도 했다고 한다. 제프 베조스가 권위주의적이고 일 중심적이라 이사회에서 거의 CEO를 그만두라고 할 정도였는데 중재하고 지지했던 사람도 빌캠벨이다. 실리콘밸리의 단면을 실감나게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고, 스타트업 경영진과 리더들에게 꼭 추천한다. 

노을 실험실의 게시판.  스티브가 애정하는 문장으로 그의 연구개발 철학을 엿볼수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말씀 해주신다면? 

노을은 지속가능성 부서가 있는 회사다. 한국의 스타트업중에 그것도 기술 기반 회사에서 지속가능성 책임자와 담당자를 두는 경우가 있을까? 우리 회사의 자랑으로 생각하고 노을이 지향하는 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R&D 를 비롯해 노을의 전체 운영에 있어서도 지속가능성 관점이 두루두루 관여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지켜봐 달라. 

 

스티브 생각 한눈에 보기 😉 

🌍노을, 앞으로 그리는 의료와 진단의 미래는? 

  • 뉴노멀로 인한 시스템 재 구성. 중앙화된 의료 시스템 더이상 이상적이지 않아
  • Digital Transform 으로 인한 의료의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도 가속화 될것

🌠스타트업 , 현실과 이상에 대하여 

  • 스타트업은 완전히 새로운 길 가는 것… 배움과 겸손함 가장 중요해
  • 문화, 사람의 성장, 비즈니스 모델, 팀 모두 다 바꾼다고 생각해야

👍 스티브 추천 영화와 책 

  • 지속가능성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대지에 입맞춤을>
  • 스타트업 리더들에게는 빌캠벨의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끝. 

인터뷰 및 정리: Jo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