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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인터뷰 1] 임팩트: 성장을 바라보는 노을의 관점

 

2021년 1월 4일 저의 첫 근무는 원격 근무로 시작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19로 회사는 더이상 출근하는 곳이 아닌 온라인으로 접속하며 일할 수 있는 곳이 되어 가고,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비대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급속히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꽉 채워진 2020년을 보내고 어느새 다가와 있는 2021년을 맞이하는 것이 조금 당혹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노을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로 회사의 운영과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임찬양 대표 (David)의 목소리를 담아 보았습니다. 데이빗은 노을을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있는 기업, 바이오 진단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회사의 전략, 투자, 운영 등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원격 진료가 본격화 되는 시점에서 마이랩 플랫폼을 기반으로 진단의 모델과 지형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고 있는지, 또 성장과 사회적 임팩트를 균형잡히게 추구하는 회사로 노을을 어떻게 꾸려가고 있는지 그의 인터뷰에서 자세히 들어보시죠. 

인터뷰는 <1><2>편으로 나눠 2주간 연재됩니다.  

*노을은 책임 중심의 단순한 위계를 추구하며 회사 내에서 존칭 없이 구성원 모두가 영어 이름으로 부릅니다. 임찬양 대표의 영어 이름 데이빗(David)을 그대로 사용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노을 miLab 의 초기 컨셉을 구상하던 시절

 

Q. 일찍부터 창업을 생각하셨다고 알고 있다. 노을 창업 스토리를 들려 달라. 

창업 결심을 매우 일찍 한 케이스다. 중학교때부터 창업 생각이 있었는데, 실리콘밸리의 성공 사례들을 일찍 접하면서 IT 쪽으로 창업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대학교 전공도 일찍부터 IT 쪽으로 목표를 정하고 준비했다. 대학교 가서도 창업하겠다고 노래 부르는 수준이었다. 사업아이템 찾아 다니는데 바빴고 수업에 별로 관심없는 학생이었다. 친구들이 유학이나 대기업 취업할 때 나는 평생 창업해서 회사를 꾸리는데 꿈이 있었다. 창업 준비를 한다고 의욕만 넘치던 대학 시절 처음으로 친구들과 IT 창업을 했었는데, 솔직히 쫄딱 망했다. 실패 경험을 일찍 한거다. 

그러던 차에 IT 와 융합된 의료기기 수업이 있어서 들었는데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IT 기술을 가지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할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고 매력을 느꼈다. 이후 의료기기 회사(삼성 메디슨 자회사 MGB)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게 됐다. 여기도 메디슨에서 스핀 오프한지 얼마 안 된 창업 초기 작은 회사라 더 매력을 느낀 것 같다. 5년 동안 의료기기(수술기기)를 만들었다. 당시는 막연하게 생명을 살리는 것이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한 수준이었다. 기술을 의미 있는데 써보자 이런 느낌을 가지고 일했던 것 같다. 

의료기기 회사에 있으면서 의료기기 창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대학 때 준비없이 창업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생각났고 고민하던 중 VC 업계를 알게됐다. 창업을 하지 않고도 창업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라고 알아보던 차였다. 어찌보면 투자보다 창업에 관심이 있어서 VC 에 있었던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VC에서 다양한 창업 관련된 경험들, 네트워크를 쌓았고 약 10년 가량 바이오 헬스케어쪽 투자를 했다. VC에서 일하면서 수 백개의 회사들을 보다보니까 산업에 대한 아이디어, 비전,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됐고 현재 창업의 밑바탕이 됐던 것 같다. 

 

Q. 노을을 사회적 임팩트와 비즈니스적 성장 이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하는 회사로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투자한 회사들 중에 성공한 분들의 스토리를 자주 접할 기회가 있었고, 그분들이 개인적으로 행복한가? 성공이 어떤 의미인가? 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됐다. VC 에 있다 보니까 기업이나 사람을 돈, 기업가치, 투자수익 이런 것으로 판단하다 보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상장이나 M&A를 한 회사들 모두 재산이 엄청 불어나고 기업가치도 높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롤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개인적인 행복, 그리고 사회에 어떻게 기여를 할지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았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면 사회에 대한 기여, 개인의 행복, 구성원의 행복 이런 관점에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됐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좋은데 사회적 임팩트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창업자 뿐만 아니라, 구성원, 사회의 행복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회사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됐다. 

당시 IT, Healthcare 를 주제로 한 플랫폼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차에 고등학교 친구인 이동영 대표(Steve) 만나서 말라리아 이야기를 듣고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말라리아 진단 자체가 빠른 성장과는 거리가 다소 있지만, 검사건수가 연간 5억건이 넘어 플랫폼화 시키면 성장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가능성을 봤다.  치료법이 있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에서는 수십만이 사망하는  질병이었고, 전세계적인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창업할 때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는 회사들이 창업자가 외롭고 힘든 것을 많이 봤다. 노을을 창업할 때 최대한 많은 사람이 중심이 돼서 공동으로 하자고 했던 이유다. 창업에 대해 잘 모르던 세 친구를 설득했고,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로 안정권 CSO가 초기에 합류하여 지속가능성/운영/조직문화 분야의 개념을 잡아 주었다. 창업자들이 임팩트와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에 모두 동의해서 시작하게 됐다. 

노을 새 사무실에서 투자자들과 함께

 

Q. 노을 설립이 만 5년을 막 지났다. 성장과 임팩트 두 관점에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해 달라.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는 회사를 만드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초창기에는 어떻게 같이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밸런스 맞추기 어려웠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롤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지금은 두 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재는 밸런스를 많이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 특히 노을의 안정권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성장에 있어서는 단기 고속 성장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내다보고 있다. 임팩트나 조직 문화 관점에서 단기 성장을 위해서 무언가를 희생하게 되는데 그 희생이 중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임팩트를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높은 성장을 위해서는 양쪽의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투자자 출신이라 단기적으로 어떤 요인들을 해결하면 기업가치들이 빠르게 높아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 노을의  미션이나 가치가 희생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희생보다는 그것들을 지켜 나갈 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임팩트를 줄 것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도 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노을은 아직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 능력과 도전정신, 최선의 솔루션을 찾아가려는 자세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의 경우 인력 채용에 있어서 성장 위주의 단편적인 구조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높은 경제적 보상을 내세워 짧은 시간내에 인력을 많이 충원 하게 되는데, 보상을 최우선 가치로 채용된 구성원들은 더 나은 보상이 있는 곳으로 쉽게 옮겨가는 경향이 있고,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 미션, 사회적 임팩트 등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의 회사는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본다.

노을은 그렇게 운영하지 않으려고 한다. 창업때부터 경제적 보상을 최우선시 하는 사람은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채용에서 배제하고 있다. 경제적 보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에서 1,2순위는 아닌, 그래서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문화가 유지가 잘 된다면 사회적 임팩트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더 빠른 성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그렇게 이야기 하신 결정적인 이유가 있나? 

투자를 하다보니 창업해서 성장시키고 엑싯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볼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나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과정도 의미있고 가치있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가치들, 사회적 임팩트, 사람, 문화와 같이 무형 자본들이 밸런스 있게 같이 가는 것의 중요성을 본거다. 

반대로 좋은 가치나 의미에만 치우쳐 외부의 지원이나 투자 없이는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이 없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런 경우는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지 않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경영모델을 구현해 보고 싶었다. 지속가능성 철학을 기반으로 실리콘밸리의 도전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 정신을 융합하여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 하면서 동시에 수익성, 성장성 측면에서도 최고수준을 유지하는 그런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 ‘CTS 프로그램 지원으로 혁신적인 ‘말라리아 진단법’ 개발!’ 방영분 (보러가기)

데이빗(임찬양 대표/왼쪽)과 스티브(이동영 대표) 나란히.

 

Q. 바이오/진단 스타트업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해 달라. 노을 같은 기술기반, 바이오/진단 분야의 스타트업의 성장에서 핵심적인 지표는 무엇인가.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은 서비스 기반이라고 보는 것이 더 가까운데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 활용의 주체인 유저 지표 등이 굉장히 중요하다. 매출 보다도 유저가 많으면 플랫폼으로 인정 한다던지. 

우리는 조금 다르다. 바이오/진단쪽은 기술기반이다 보니까 어떤 기술을 가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많이 알려진 신약 개발 회사의 경우 기반 기술(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라이센싱 아웃 하는 것이 일반적인 지표다. 예를 들면 A라는 암/고혈압을 치료하는 기술이 있다고 해보자.  그 기술의 확장성이 있고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 크다고 하면 기술로서 높은 밸류를 받게 된다. 

진단도 마찬가지다. 노을의 경우 확장성이 높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말라리아 카트리지를 출시한 상태인데, 우리의 NGSI(Next Generation Staining and Immunoassay)기술이 염색으로 하는 진단 대부분의 영역 (암 진단, 항생제 내성 등)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이 높은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높은 포텐셜을 가졌다. 

말라리아가 사회적 임팩트가 굉장히 큰 사업이라고 하면, 이 NGSI 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수익성도 높은 포트폴리오로 점차 확장할 계획이다. 점점 매출이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제품을 플랫폼으로 기획했기 때문에 보다 넓은 진단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주로 바이오 회사들이 라이센싱 아웃을 지표로 삼는 반면 진단 회사들은 아직 매출을 지표로 삼는데 올해 매우 중요한 매출을 해 냈다. 진단 시장에서 레퍼런스(Reference)가 되는 까다롭고 높은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국가기관과 글로벌 회사에 납품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기술이 어느정도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원격진단과 관련된 매출인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진단회사 중에 진단장비와 소모품을 공급하면서 데이터 플랫폼 사용료를 월 구독료 형태의 매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는 글로벌에서도 거의 없다고 본다. 매우 의미 있는 형태의 매출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원격진단이 본격화 된다면 혈액이나 조직 진단을 원격으로 지원하는 솔루션이 본격적으로 필요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한 기술과 실제 매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아직 없어 앞으로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노을의 NGSI 기술 더 자세히 보러가기 

 

Q. 국내에서 의료 진단 분야는 그동안 많이 주목받지 못해왔다. 코로나로 인해 씨젠 등 국내 진단 회사들이 최근 주가를 올리면서 이 분야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글로벌 시장에서 이 분야의 잠재력을 이야기 해주신다면? 

국내 전체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봤을 때 바이오나 진단쪽이 기초과학과 융합기술이 필요한 기술 집약적 산업이다. 시장 크기도 크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이 시장에 접근을 잘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신약쪽에서 대규모 라이센싱 아웃 사례들이 나오면서 조단위 매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바이오 신약 분야가 먼저 주목을 받게 됐다. 

진단 분야의 경우 국내의 경우 좋은 제품을 갖고 있었음에도 보수적인 시장, 낮은 브랜드 이미지 등 제대로된 평가를 못받고 있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국내 진단 분야에서만 1조 이상 매출하는 회사가 두곳(SD 바이오센서, 씨젠)이 나오게 됐다. 아마 사람들이 놀랐을 거다. 진단 분야가 예전에는 1,000억 정도면 매출을 잘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단기간에 조단위 매출을 할 수 있구나. 또 전세계가 놀랐다. 한국이 이렇게 기술력이 뛰어났구나. 

그야말로 진단 분야의 르네상스가 시작된것  같다. 의료 진단 분야는 한국이 그동안 로컬에 갇혀 있었고 가성비로만 승부했던 산업이었는데, 유럽과 미국의 주요 시장의 핵심 고객들을 상대로 좋은 브랜드 밸류와 제품 경쟁력으로 매출을 할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됐다. 앞으로 진단 분야의 좋은 흐름이 10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좋은 인력, 자금, 브랜드 이미지 등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시점이 오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 

시장 규모는 충분히 크고 우리 나라가 융합적인 것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잠재력을 높게 본다. 노을은 AI 기술, 원격 솔루션과도 융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잘 활용하면 기존 시장에 없던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데이빗 생각 한눈에 보기 😉 

🌈 성장과 임팩트 균형 찾기의 미션 

  • 노을의 임팩트는 현재 진행형. 임팩트와 성장 모두 추구하는 회사로 균형점 찾아가고 있어.  
  • 성장과 사회적 임팩트 두 가지 배치되는 개념 아니야. 단기 고속 성장 보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사업 바라볼때 밸런스 맞춰져. 

🌄 코로나19와 노을의 미래 

  • 노을,  AI와 원격 솔루션 기반으로 시장에 없던 혁신모델 제시. 진단 분야는 이제 르네상스 시작. 인력/자금/브랜드/제품 경쟁력 뒷받침되어 성장의 모멘텀 갖춰. 
  • 성장, M&A, 기업가치 상승…기존 스타트업의 성공 지표들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기여 담보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창업자, 구성원, 가족, 사회 모두 조화롭게 행복한 회사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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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이어지는 인터뷰 2편에서는 임팩트 유니콘의 새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노을만의 독특한 혁신의 방법 ‘Digital Laboratory’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인터뷰 및 정리: Joan (Sustainability Manager), 사진: Nathan (Bioengin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