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시작하면서 노을의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임찬양 대표 (David)의 인터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바이오/진단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임팩트 유니콘을 향해가는 노을만의 혁신의 방법 ‘Digital Laboratory’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노을 회의실 한켠에 매달린 종.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울린다.     

Q. 작년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몇몇 큰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첫 매출이 시작됐다. 가능한 선에서 소개해 달라.

2020년 시리즈 B를 마무리 했는데 국내를 대표하는 좋은 기관들에서 투자를 많이 받았다. 성장성 뿐만이 아니라 노을이 추구하는 사회적 임팩트에 공감하는 투자자분들이 많이 참여해 주셨다. 투자 자금이 회사를 운영하게 되는 밑바탕이 되었기에 감사드린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산업은행 등 투자자들이 흔쾌히 투자를 집행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 새로운 공장과 자동화 시스템 등 영업과 매출을 위한 준비를 잘 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과 생산 공장 투어중 

특히, 작년은 코로나 19의 유행으로 디지털 원격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됐고, 노을의 첫 제품 miLab의 원격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였다. 한국의 질병관리청, 글로벌 제약사가 우리 제품의 고객이 됐다. 단순 테스트 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에 갖고 있던 진단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솔루션으로 접근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본다.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영향력있는 고객이기 때문에 제품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로 영업 활동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매출을 통해서 다른 고객들도 우리의 레퍼런스를 신뢰하여 구매/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내 진단 업계와 스타트업에서는 글로벌 Top-tier 의 고객을 확보하기 쉽지가 않다. 2020년 이룬 것 중 매우 큰 성과로 본다.  작년은 시작이고 다음 사업들이 잘연결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Q. 구체적으로 질병관리청과 글로벌 제약사에서 우리 제품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궁금하다.  

기존에는 질병을 진단 시 검체(혈액)를 현장에서 채취해서 바로 진단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중앙랩으로 보내서 검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중앙 랩으로 혈액 샘플들을 보내서 검사를 하기엔 물리적인 어려움, 검사 인력의 부족 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miLab이 진단이 필요한 현장에 들어가 있으면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가능하기 때문에,  검체의 물리적 이동이 없이도 중앙 센터에서 질병의 모니터링과 검체의 분석이 바로 가능하게 된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전세계 사이트에서 임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진행되는 임상의 혈액 샘플을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서 자유롭게 이동하여 분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수 있다. miLab 을 이용하면 현장에서 모든 검사를 끝내고 Digitalized된 데이터만 원격으로 오가면 되고, 임상 수행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혁신인 거다. 회사 입장에서는 물류비 뿐만 아니라 여러 제반 비용 절감, 임상 속도 개선이 가능한 혁신적인 모델이다. 진단회사가 진단기기와 소모품 뿐만 아니라 NAS와 AWS를 판매하고 이들 데이터 사용을 위한 월 구독료를 받는 새로운 형태이다.

질병관리청 중앙 랩으로 실시간 데이터 전송/모니터링이 가능한 miLab (국내 보건소 설치) 

Q. 진단 분야에도 원격 환경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알았다.  원격 환경에서 miLab 의 장점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달라.  

miLab Platform의 일부인 miView는 Device 로 분석된 셀의 진단 결과를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월간 단위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에서 구매하여 이용중이다.  2020년 전체 매출 중  소프트웨어 (miView) 구독 매출이 15%, 소모품인 진단 카트리지 매출이 2~30% 정도 차지하고 있다. 

miView Demo 

Q. 데이빗 개인적으로 페이스북과 브런치에서 연재하는 코로나 분석 포스팅이 인기다. 시작하게 된 이유와 하시면서 느끼시는 점이 있다면? 

🙋 임찬양 대표 David 브런치 바로가기 

처음 시작한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기사들이 너무 정치화 되거나 의도가 왜곡된 경우가 많아서 진단 스타트업 대표로서 사실 위주로 담백하게 정리 하자 라는 수준이었다. 화제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던 것 같긴 하다. 언론이나 많은 분석가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코로나 터졌는데 어떻게 하라고 ? So what?  이라는 질문에 답할 만한 Solution 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자영업자, 학교 등 사회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각 역할들이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가이드가 없더라. 이 케이스가 단기적으로 끝난다고 보지 않았고, 장기화를 대비하면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사실기반으로 설명해 주니까 사람들한테 도움이 된것 같다. 

다른 것보다 데이터의 힘인것 같다. 모델링을 엄청 복잡하게 했다기 보다는 매일 데이터를 모으다 보니까 얼마 후에는 앞으로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거다. 자연스럽게 확진이나 사망에 대한 증가/감소 예측이 됐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느끼는 것은 물질적인 가치와 비물질적인 가치의 충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유럽의 초기 방역 실패에는 경제적인 것을 지키려는 이유가 컸다. 관광 산업으로 먹고사는 나라들이다 보니까 초기에 봉쇄령(Lock down)을 못했는데 그것 때문에 더 큰 경제적인 충격이 온거다. 차라리 처음부터 Lock down 했으면 나았을 수도 있다. 물질적 가치보다는 생명적 가치를 우선시해 좀더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던 나라들이 더 선방했다. 대만이나 호주같은 곳이 빨리 회복했던 좋은 케이스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공적으로 잘 대응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올 겨울 3차 확산의 경우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시행했다면 어느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같다. 2차 확산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거리두기를 완화했고 확산시에도 한발 늦게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현재까지의 코로나 데이터를 분석해 볼때 방역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피해를 최소화 한다고 본다. 물질적 가치와 생명적 가치를 Trade-off 관계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행히 국내는 올겨울에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고 잘 극복해 낼 것을 기대하며 응원하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많이 느끼기도 한다. 노을도 상당부분 사회적 자본의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미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단회사의 대표로서 정보를 조금더 알고 있는 차원에서 재능기부라고 봐주셔도 좋겠다. 

Q. 워낙 어렸을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은 없었을 것 같긴 한데, 창업자로서 대표로서 회사가 버겁거나 힘들때도 있나? 

고생할 것을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이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회사 운영하면서는 가끔 힘들때도 있다. 대표로서 구성원이나 이해관계자들을 나름 진정성 있게 대한다고 했는데 상대방이 오해를 하거나 내 의도와는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어렵다.  외부에서는 회사가 돈을 벌어야지 무슨 진정성, 임팩트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 부분 충분히 이해하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데이빗에게는 뭔가 심리적인 여유가 느껴진다.  조금 손해 보면 어때 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다른 말로 하면 실패를 허용해 줄 수 있는 어떤 방어막 같은 느낌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데이빗이 생각하시는 자신만의 좋은 리더상이 있는지?  

개인과 직원들의 행복을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타협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그런 마음이다. 그래서 이런 의도를 이해해 주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동료들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신념 때문일 수도 있지만 조금 손해보는 것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모든 관계를 Trade-Off 관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또 무언가에 대한 집착, 과도한 욕심 이런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인생을 위해서도 밤새는 일을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생각해 봐라 그럴만한 일이 얼마나 있겠나. 회사 생활을 해 봐서 그런지 몰라도 회사에서는 구성원(직원)들이 항상 약자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의지적으로 조금 더 잘해주려는 마음이 많다. 투자, 구매 등 외부와 협상할 때는 까다롭지만. (웃음) 

ICT 미래 유니콘 수여식에서  대학시절 은사님 최기영 과기정통부장관과 함께

Q. 어떨 때 회사 창업에 보람을 느끼시는지, 또 노을을 어떤 회사로 꾸려가고 싶으신지 이야기 해 달라.  

운이 좋게 스타트업 하기 좋은 시기에 진단 스타트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을 가지고 꾸려가고 있고 좋은 투자자들이 응원해 주고 좋은 직원들이 함께 가고 있어서 너무 좋다.

노을의 투자자이자 투자 업계에서 성공하신 대표님께서 투자심의위원회 끝나고 좋은 사람들이랑 같이 창업하고 의미있는 일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 투자 업계에서 오래 계셨고 굉장히 정점에 있으신 분인데 이렇게 이야기 해 주니까 힘이 났다. 성공하신 분들도 우리의 이런 행보에 관심이 있으시구나. 의미 있는 길을 가는 모습이 저분한테도 비쳐진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맞다. 한국에서 우리처럼 기술기반 스타트업인데 사회적 임팩트도 추구하는 회사가 있나? 그렇기에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다짐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싶다. 밸류에이션으로서 유니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형 자본(Intangible Assets)들도 고려하는 밸런스 있는 그런 유니콘 모델을 만들고 싶다. 구성원들도 회사의 이런 진정성을 받아들여 주고, 신뢰하고, 도전하고, 문제 해결 관점에서 생각하는 스타트업 정신도 유지했으면 좋겠다. 

데이빗 생각 한눈에 보기 😉 

🌠 팬데믹 상황에서 노을이 만들어가는 혁신의 방법

  • 2020년 국내를 대표하는 좋은 기관들에서 투자 받아. 공장 등 시설투자를 비롯 사업 기반 다져. 
  •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기존 진단실험실 운영 한계 있어…검체 이동과 검사 수행의 인력적 어려움 존재.  
  • 원격 데이터 전송, 데이터 디지털화 모두 가능한 miLab 강점 부각. 질병관리청과 글로벌 제약사 매출 통해 Digital Laboratory 전략의 신뢰도 확보.  
  • 밸류에이션, 사회적 임팩트 모두 고려한 새로운 유니콘 모델 만들어가고 싶어. 

인터뷰 및 정리: Joan(Sustainability Manager), 사진: Nathan (Bio Engineer)